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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범 교수의 2028 대입체제의 덫
작성일 : 2023-07-10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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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창시자로 알려진 박도순 교수는 수능의 변질을 말하면서 수능 폐지를 주장합니다. 서울대 학종 설계자로 알려진 김경범 교수는 여러 매체에서 수시의 파국을 이야기합니다.

 

 

30년 수능체제가 종언을 할 때가 되었다지만 15년 학종체제도 여러 평가요소가 사라져서 출발당시의 모습과는 전혀 다릅니다.


아래는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에 기고한 김 교수의 글 중 일부입니다.

김 교수의 글 중에서 결정적 한 대목을 고르면 이것입니다.

교과 전형은 수능 전형이 되고, 학종에서 학생부의 영향력은 낮아지며 선택과목 때문에 일반고 학생은 더 불리한 조건에 놓이며 대학별 고사가 강화된다.

김교수의 칼럼 전체를 볼려면 아래 링크로 가면 됩니다.

칼럼에서 제가 주의 깊게 본 부분에 진하게 밑줄을 그었습니다.

https://21erick.org/column/10883/

                           

결국 지난 정부 원안대로 내신 평가는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춰 모든 ‘선택과목’의 석차 등급 병기를 폐지하고, ‘공통과목’의 경우 최소한의 내신 변별을 위해 석차 9등급 병기 유지” 하게 되었다.

내신이 적용되는 단위는 40단위 남짓이다.  전체교과단위수의 1/3이 안 된다
공통국어1・2(8단위), 공통(기본)수학1・2(8단위), 공통(기본)영어1・2(8단위), 통합사회1・2(8단위), 통합과학1・2(10단위) 밖에 없다.

내신 변별력이 사라져 특목·자사고 붐이 다시 일어나고 이를 위한 사교육비는 줄어들지 않게 된다.

대입에서 활용하는 전형 요소인 내신 학생부 논술 수능의 존재 이유는 타당성과 변별력이다.

좋은 학생을 판별하는 정도가 타당성이라면, 완벽한 타당성을 가진 전형 요소는 없으므로 대개 대학은 복수의 전형 요소를 결합하여 타당성을 더욱 보완하고자 한다. 선별의 민감도라고 할 수 있는 변별력은 수능과 내신이 매우 높아서 학생을 한 줄로 세울 수 있고, 학생부와 대학별 고사(논술과 면접)는 학생을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눌 수 있지만 하나의 줄로 세우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절대평가가 모든 선택과목으로 확대된 새로운 교과 평가는 상위권 대학 입시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내신의 타당성은 전혀 없고 변별력도 거의 없다. 1학년 내신 성적으로 현재의 학업 능력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교과 방식이 적용되면 상위권 대학은 교과 전형을 할 수 없다. 교과의 타당성이 없기 때문이다. 타당성이 없으므로 변별력은 고려할 필요조차 없다.

상위권 대학 중 어떤 대학이 타당성이 없더라도 교과 전형을 만든다면 떨어진 변별력을 보완하기 위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하게 걸어야 한다.

하지만 그럴 경우 이 전형은 기형적이다. 왜냐하면 외형은 교과 전형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교과 점수와 무관하게 수능으로 선발되며, 교과 성적은 동점자 처리 기준 정도의 역할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형을 만들면 그 대학의 사회적 평판이 떨어져서 다른 전형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물론 상위권 아래의 다수의 대학은 교과의 타당성이 없고 동점자가 조금 생기더라도 등록률이 낮은 상황에서는 학생을 변별할 수 있으므로 지금처럼 교과 전형을 운영할 수 있다. 이것이 교육부가 말한 “최소한의 내신 변별”이다.
 

학종은  이미 2022학년도 이후 입시에 반영하는 학생부 항목이 축소되어 있어서 현재는 선택과목 조합, 교과세특, 내신 성적 위주로 평가하고 있다.

동아리 활동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추천서와 자기소개서는 없어진 지금 현실에서 새로운 내신이 도입되면 상위권 대학의 학종은 선택과목 유형이 가장 강한 영향력을 갖게 된다.

그 결과 심화 선택과목을 풍부하게 개설할 수 있는 학교가 유리해진다. 학생의 능력이 아니라 학교의 교육과정만으로 특목·자사고가 유리해지고 일반고는 대체로 불리한 조건에 놓이게 된다면 이런 전형은 공정하지 않다.

충실한 온라인학교와 온·오프라인 혼합수업이 일반고 학생에게 제공되어야 하지만 현재 교육청의 준비 수준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학교 이름을 모르는 블라인드 평가에서는 획일적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으므로 성취 비율, 평균, 수강자 수는 평가에 활용하지 못한다. 타당성이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로 학생이 이수한 과목 특성이 대입에 유의미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대학에 제공되는 정보 확대”를 위해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 현황(공동교육과정 포함) 및 과목별 학습내용·평가방법 등을 대학에 추가 제공”한다고 하지만, 그런 정보로는 학생을 평가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육부가 대학을 도와주려면 2022학년도에 지난 정부가 시작한 블라인드 평가를 폐지해야 한다. 사람들은 믿지 않겠지만, 블라인드 평가를 폐지해야 오히려 일반고가 유리해진다.

또한 학생부 평가만으로는 변별력이 떨어져서 상위권 대학들은 면접의 변별력을 높이게 된다. 면접은 제시문 기반 면접과 학생부 기반 면접이 있는데, 두 방식 중 어떤 방식을 택하더라도 변별력을 높이려면 어려운 문항을 출제해야 한다. 쉬운 문제로 변별력을 높이는 방법은 없다. 그런데 대학이 교육과정 내에서 면접 문항을 출제했더라도 학생이 어렵게 느낀다면 학생들은 사교육을 찾아야 하고 대학은 행·재정적 제재를 받을 위험이 있다.

 학종을 과학고와 영재고가 지원하는 전형과 일반고가 지원하는 전형으로 나누어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걸거나 어려운 문항을 출제하면 마찬가지로 기형적인 전형으로 변질되거나 사교육을 유발한다. 매우 불편한 상황이다. 특목고와 자사고를 위한 전형, 학생부보다 면접이 중요한 전형이 되면 학종은 학교 교육에 기반한 전형이라고 부를 수 없다. 타당성과 변별력을 상실한 교과 전형이 사라지고, 교육적 명분을 상실한 학종도 축소되면, 남는 전형은 논술과 정시밖에 없다.

그래서 새 교과 평가가 적용되면 대학은 수시모집에서 논술전형 선발 인원을 늘리거나, 정시모집 선발 인원을 늘리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연세대는 논술전형을 계속 유지하고 있고, 고려대학교는 이미 2025학년도부터 논술전형을 다시 도입한다.

 논술 확대는 과거처럼 교육부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논술 문항의 유형에는 교과형, 통합교과형, 탈 교과형이 있다. 정부가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니 탈 교과형은 바람직하지만 시도하기 어렵고, 통합교과형은 고등학교에서 대비하기 어려워 과거에 이미 사교육 열풍을 만든 적이 있다. 결국 대학은 교과형 논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변별력을 확보하려면 문항이 어려워지거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걸어야 한다.

결국 다시 변별력 문제로 돌아오고 이 상황은 해결되지 않는다. 남은 선택은 정시모집 선발 인원 확대밖에 없다.

수능만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에서 수능 출제범위가 공통과목과 일부 일반선택과목이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수시모집 선발 규모를 줄이고 정시모집 선발 인원을 늘리면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사실상 일반선택에서 끝나고 학교 교육은 파행한다. 3학년 2학기가 아니라 3학년 전체가 사라진다. 학생에게는 불확실한 학종보다 확실한 수능을 준비하는 게 합리적 선택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수능 출제범위까지만 열심히 공부하면 되고, 학교 밖까지 가서 진로 선택과목과 융합 선택과목을 공부할 이유가 없어졌다. 이게 파국이다.

 교육부는 수능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을 늘리기 위해서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고 내신의 변별력을 낮추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교육부는 수시모집이 학생부 위주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상위권 대학의 수시모집은 더 이상 학교 교육이 중심이 아니게 된다. 교과 전형은 수능 전형이 되고, 학종에서 학생부의 영향력은 낮아지며 선택과목 때문에 일반고 학생은 더 불리한 조건에 놓이며 대학별 고사가 강화된다.

 학생을 충분히 충원할 수 있는 대학은 수시모집 선발 규모를 줄이고 정시모집 선발 인원을 늘리는 게 안전한 선택이다. 그러면 다양한 소질과 역량을 가진 학생은 학교 교육으로 키워지지 않고 대학이 선발하지도 못한다. 고교학점제로 전환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바꾸었으나, 대학 입시를 미세 조정한 결과 학교 교육은 90년대 수능 체제로 돌아가는 결과를 맞는다.

  학교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울지 학교 교육을 근본적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과 우리 모두에게 닥치게 된다. 교원 수가 학생 수에 맞춰 줄어들면 과거의 교육이 답습되고, 새로 임용되는 교사가 과거의 교사와 같다면 수업은 달라지지 않는다. 수능을 준비하는 획일화된 학교 교육이 개별화 및 다양화 교육으로 변화되지 않으면 가난한 미래가 닥쳐온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지금 하는 일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르고 있다.

학교 교육이 사라진 엉망진창 수시와 획일적인 정시가 우리 앞에 있다. 

 

왼쪽 박도순 전 한국교육과정평간원장   오른쪽 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과 교수  - 사진출처 : 동아일보( 2021.12.27) 한국일보 (2019.09.26)

 

왼쪽 박도순 전 한국교육과정평간원장   오른쪽 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과 교수
사진출처 : 동아일보( 2021.12.27) 한국일보 (2019.09.26)

 

문제는 2028학년도 대입 미세 조정에 있다.

 

파국에 이르지 않으려면 실효를 상실한 수시모집을 폐지하고, 변별력 낮은 새로운 수능을 새로 설계하며, 정시모집에서 수능과 학생부를 결합한 새로운 종합평가를 실행하는 결단부터 필요하다.

지금이 아니면 우리는 2032학년도 대입을 논의해야 한다. 그때 대학에 들어올 학생은 지금의 초등학교 4학년이다. 

조창훈의 pick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최근 대교협 하계 총장 세미나에 참석한 전국 4년제 대학 총장 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정부가 올해 수능에 내세운 킬러 문항 배제 원칙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45.8%가 '변별력 저하는 있지만 대입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변별력 저하도, 대입 혼란도 없을 것'이란 응답은 32.5%, '변별력 저하로 인한 대입 혼란이 우려된다'는 대답은 21.7% 순이었습니다.

다른 건 여론 조사로 가능하겠지만 대학은 혼란이 우려된다는 21.7% 만 대부분의 수험생에게 관심이 가는 그룹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변별력 저하도 대입혼란도 없을 것이라는 답을 한 32.5%의 대학은 정시 모집이 어려운 대학들입니다. 

 

 

출처 : 괜찮은 뉴스(http://www.nextplay.kr)